매미는 여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매미의 생애는 흥미로운 점이 많다.
매미의 생애
암컷 매미는 적당한 나뭇가지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그 속에 400개에서 6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 몇주가 지나면 애벌레로 부화한다. 애벌레는 먹이를 찾아 땅으로 내려와서 땅속 40cm 정도의 구멍을 파고 자리를 잡는다. 그곳에서 나무 뿌리의 액을 빨아 먹으면서 오랜 시간동안 애벌레로 지내게 된다. 매미는 땅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종에 따라 7년, 13년이 넘는 긴 시간을 지내고, 지상이 나와 매미로 우화한뒤, 1주일에서 한달 정도 산 후에 그 짧은 생을 마감한다.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한 뒤에 죽고 암컷을 알을 낳고 죽는다. 매미의 수명은 종류에 따라 다른데 땅속에서 사는 기간을 포함하여 5년, 7년, 13년, 17년 등으로 분류된다.
매미의 생애주기는 소수
재미있는 것은 매미의 생애주기가 소수라는것이다. 5, 7, 13, 17은 1과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소수(Prime number)인데, 어떻게 매미는 소수인 해 만큼 살까. 과학자들은 매미들의 생애 주기가 천적과 관련 있다고 본다. 천적으로부터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천적과 마주칠 기회가 적은 소수의 해를 생애주기로 삼은 것이라고 추정한다. 7년 주기의 매미는 알을 낳고 죽으면, 그 애벌레들이 매미가 되는 것은 7년 후이다. 13년 주기 매미가 알을 낳으면 그 애벌레들이 매미가 되는 것은 13년 후가 된다. 천적의 출현 주기가 2년 주기라면 13년 주기의 매미와 만나는 주기는 26년이 된다. 또 7년 주기의 매미와 13년 주기의 매미가 만나는 주기는 91년, 긴 기간 동안 겹치지 않기 때문에 먹이 경쟁도 그만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울음소리
매미의 울음소리는 사랑의 세레나데라고 볼 수 있다. 여름 내내 시끄러운 매미소리, 매미가 세상에 나와 끊임없이 요란하게 우는 이유는 바로 짝짓기 때문이다. 암컷 메미는 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이 없어서 울지 못하고, 수컷 매미만 암컷 매미를 유혹하거나 다른 수컷에 경고를 할 때 운다. 수컷 매미의 날개 들추면 가슴과 배 사이에 갈빗대처럼 불룩 튀어나온 진동막을 볼 수 있다. 진동막은 발음근과 연결되어 있는데, 발음근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진동막을 흔들어 소리를 낸다. 매미의 뱃속이 비어 이기 때문에 공명 현상을 일으켜 소리가 점점 커지게 된다. 진동막이 한 번 휠 때 발생하는 소리의 압력은 수류탄이 1M거리에서 터질 때의 압력과 비슷하다고 한다. 1초에 300~400번 정도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소리를 만드는 진동막의 부피는 3㎠이고 매미가 내는 소리의 크기는 100dB(데시벨) 정도가 된다.
폭우에는 조용한 매미
비가 많이 쏟아질 때는 매미도 울음을 멈추게 된다. 그 이유는 기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매미는 체온이 어느 정도 높은 온도에 도달해야 소리를 낼 수 있다. 즉 몸이 따뜻할수록 큰 소리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적정 체온 범위는 매미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햇살이 강하면 기온이 높아지고 매미의 체온도 상승한다. 그래서 맑고 더운 날에 매미가 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비가 내리는 중이라도 기온이 높은 상태가 유지된다면 매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매미가 우는 시간
우리나라 도심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매미는 말매미와 참매미이다. 매미는 종마다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어서 두 종은 울음 소리가 다르다. 그래서 매미들은 주요 활동 시간의 차이를 주는 전략을 쓴다. 참매미는 새벽부터 아침까지 주로 울고말매미는 오후에 가장 많이 운다고 한다. 한밤 중에는 두 종 모두 휴식을 취하는데, 빛에 민감한 참매미는 조명 때문에 밤에도 운다고 한다. 말매미 역시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열대야가 있는 밤에도 울어 댄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매미
유교적 사상에서는 매미를 덕이 많은 곤충으로 여겨, 조선시대에는 왕과 신하의 모자에 매미 날개 모양의 장식을 달아 사용 하기도 했다. 영조 때의 문신이자 가객인 이정신은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고 초야에 묻혀 사는 즐거움을 시조로 나타내기도 했다. 매미 시조는 다음과 같다.
매암이 맵다 울고
쓰르람이 쓰다 우니
산채를 맵다는가
박주를 쓰다는가
우리는 초야에 뭇쳐시니
맵고 쓴 줄 몰라라
-이정신